느림보 이방주 2013. 4. 23. 12:22

2013.4.23.

 

내 밥은 내가 챙길께요  - 12일째

 

오늘 종일 비가 내린다. 대지가 촉촉하게 젖는다. 모든 생명이 천지에 활개를 필 것이다. 꽃이 만발한다.

 

아기가 무척 보고 싶었지만 너무 피곤하다. 그래서 오늘 저녁에는 아기 보러가는 것을 쉬려고 했다. 그런데 아기 엄마가 '아버님이 꼭 오셔야 한다.'고 했다기에 아기를 보러 갔다. 아기 엄마가 무척 피곤해 보였다. 이곳은 편안하기는 하겠지만 감옥이나 마찬가지이다. 어디를 갈 수도 없고 먹고 싶은 것을 먹을 수도 없다. 보고 싶은 사람 그리운 사람은 얼마나 많을까? 아기를 낳고 누워 있으면 친정어머니가 가장 보고 싶다는데 그 그리움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시아버지야 무슨 해당이나 될까?

 

아기는 아주 편안하게 누워 있다. 크게 골을 부리는 일도 없고 짜증을 내지도 않는다. 젖병을 들고 주려고 하면 두손으로 접병을 받아 쥐려고 하는 것이 다른 아이들과 다른 점이다. 이제 2주도 되지 않은 아기가 젖병을 받아 쥔다. 엄마나 아빠 할아버지는 늘 손자 바보 아들 바보라고 한다. 아기의 모습을 모두 좋은 쪽으로 확대 해석한다. 나도 마찬가지이다. 이 아이가 자립심이 강한 것 아닐까? 누가 가르쳐 준 것도 아닐 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