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림보 이방주 2013. 11. 17. 10:12

2013. 11. 17.

 

 

규연이 서울 나들이 - 220일째

 

 

 

오늘은 규연이가 서울 나들이를 했다. 외삼촌의 생일 잔치에 엄마 아빠를 따라간다고 한다. 외가 가족들이 모두 모이는 행사이다.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은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 고모 외에도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이모 이모부 외숙모 외숙이 있다는 것을 공부하는 기회이다. 다른 외가의 가족들이 다 그렇지만 이모나 외할머니는 특히 규연이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속으로 알고 있을 것이다. 또 더 좋은 것은 이종사촌 누나를 만나는 일이다. 자신과 비슷하면서도 일생을 7개월이라는 평생을 따져 보면 한 살 더 많다는 것은 어마어마하게 어른이다. 규연이가 모든 것이 다 처음인데 비해 사촌 누나는 처음인 것이 별로 없는 인생의 선배 중에 선배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사촌 누나가 샘을 내던 마음을 버리고 넓은 마음으로 규연이를 사랑하게 되었으리 만큼 성장했다는 말을 들었다. 아이들에게 외가에 가는 경험은 많은 추억과 정서적 성장을 가져오는 좋은 기회라고 본다.

 

 

 

 

 

 

 

 

엄마가 나들이 준비를 하는 동안 착하게 건조대를 철봉 삼아 운동을 하고 장난감을 가지고 놀기도 한다. 손가락을 마음대로 움직이지는 못하지만 어느 정도 집을 것은 집고 잡을 것은 잡는다. 이손에서 저손으로 옮겨 잡는 것도 마음대로 한다. 장난감을 어디를 누르면 소리가 나고 어디를 누르면 움직인다는 것도 어느 정도 감지한 것 같다. 뽀로로를가지고 노는 사진에 보면 배가 많이 나왔는데 아기 엄마 전언에 의하면 아침에 응가를 못해서 그렇다고 한다. 얼마나 괴로울까? 그러나 표정을 참 좋다.

 

규연이는 식당에 가서 어른들이 식사할 때는 요런 의자(범보의자)에 얌전하게 앉아 있다. 어른들이 식사를 다 할 때까지 조용히 기다린다. 아기를 데리고 밥을 먹으로 식당에 갔을 때, 규연이가 무슨 생각을 할까 하고 상상해 본 적이 있다. 말로 표현하지는 못하지만 마음 속으로는 다 생각하고 있을 것만 같다. 정말 그럴까? 어른들은 또 학자들은 다 그 시대를 거쳐 왔으면서도 아무런 기억이 없다. 일전에 규연이와 삼계탕 집을 간적이 있었는데 나는 뜨거운 국물에 아기가 다칠까봐 걱정을 했다. 그런데 의외로 조용히 앉아 어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내가 얼른 식사를 하고 안아 주니까 그제서 좋아서 다리를 구르고 어깨에 머리를 기대었다. 그러나 집에서 자기 기분이 좋을 때 내는 특유의 소리는 내지 않았다. 예의를 아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