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 산막이 옛길
2009년 11월 1일
오늘은 괴산 제수리재에서 막장봉을 거쳐 장성봉 악희봉을 거쳐 입석리로 내려오는 일부 백두대간을 걸어보려고 계획을 했다. 함께 가고자 하는 사람이 없어 혼자서 하기로 했다. 워낙 먼거리라 조금 걱정도 되었지만 자신은 있었다. 그런데 일기예보에 비가 온다고 한다. 어제 저녁에 모임에서 돌아 올 때 이미 비가 시작되었다. 그러더니 새벽에 궁금해서 밖을 내다보니 4시까지 비가 계속 내린다. 포기하고 맘 편히 잠이나 자자고 생각하고 다시 잠자리에 들었다. 그런데 일곱시에 일어나 보니 비가 그쳤다. 그래도 가고 싶은 맘이 별로 없다.
서울에서 직장 생활하는 딸애가 내려온다기 터니널까지 마중을 나갔다가 괴산 산막이 옛길에 갈 생각이 있냐고 물어보니 그냥 좋다고 한다. 점심을 서둘러 먹고 출발했다.
그런데 수력발전소 관리사무소 반대 쪽으로 가는 걸로 착각하고 반대편으로 계속가니 갈론 마을이 나왔다. 갈론 마을은 얘기는 많이 들었지만 처음 가 보았다. 아가봉을 갈 때도 새방이 마을로 해서만 다녔다. 마을이 참 외진 곳에 있지만 공기가 맑고 깨끗하며 절경이라 잘못 간 것이 후회되지는 않았다. 다시 돌아 나와 수력발전소 관리사무소까지 가니 거기에 이정표가 있었다. 산막이 마을 가는 옛길을 복원하여 오솔길을 만든 것이다.
우리는 주차장에 주차하고 바로 걷기 시작했다. 그런데 시간이 너무 없다. 아이가 6시 30분 버스표를 예매했기 때문이다. 소나무 숲과 물이 어우러져 절경이다. 멀리 비학산과 군자산 단풍이 물에 그림자를 담그고 있다. 바람이 불 때마다 낙엽이 떨어지고 딸아이는 계속 탄성을 올린다. 서울 빌딩 숲에서 이런 것을 보았을까? 컴퓨터 앞에서 종일 일을 해야하는 아이가 안쓰럽다. 내맘에는 아직도 어린 아이인데 ----. 찌든 마음이나 맑은 공기에 헹구고 가라고 했다.
갈론 마을
산막이 옛길에서 바라본 비학산
고인돌 쉼터라는 데 정말 고인돌인가?
초입의 소나무 숲
비상을 꿈꾸는 솟대
산, 물, 소나무
불붙은 듯 단풍
칠성댐의 아름다움(덕평 쪽인가)
전망대에서
오솔길
낙엽
누구나 다 시인이 될 것 같다
나무를 뚫고 나오는 샘물-나무가 안쓰럽다
드라마 같은 중년의 남녀
그림인가? 사진인가?
이것도 그림
가까이엔 산그림자 먼산에 저녁 햇살이 내리고
소나무 사이로 보이는 댐
어린 감나무도 가을을 맞아
시간이 너무 없어서 산막이까지 다 가보지 못하고 도중에 돌아왔다. 거의 뛰다시피 차 있는 곳으로 돌아와 급히 차를 몰았다. 수름재부터 차가 밀린다. 서둘렀다. 터미널에 가니 오히려 시간이 30분 정도 남는다. 밥 먹일 시간은 없다. 내려 주고 그냥 돌아왔다. 그러나 머리를 헹구고 간 것만으로도 어디인가? 나는 그냥 그런데 저녁을 먹이지 못하고 그냥 보낸 엄마 마음은 내내 아픈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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